개에게 물린 상처는 겉으로 작아 보여도 세균이 깊은 조직까지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통증과 붓기가 심해지거나 고름이 나온다면 단순한 상처로 보기 어렵습니다. 손가락처럼 힘줄과 관절이 가까운 부위는 감염이 깊어질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에게 물린 자리는 작아 보이는데 며칠 뒤부터 붓고 고름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상처 회복 과정으로 넘기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붉은 부위가 넓어지고, 만졌을 때 뜨겁거나 고름이 나오는 경우에는 상처 안쪽에서 감염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개 물림 상처는 겉으로 보이는 크기보다 안쪽 손상이 깊을 수 있습니다. 이빨이 피부를 뚫는 과정에서 개의 구강에 있던 여러 미생물이 조직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 물린 상처에서 고름이 나온다면

고름이 보인다는 것은 이미 세균 감염이 생겼을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소견입니다.

개나 고양이 등 동물에게 물린 뒤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에서 상처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물린 자리가 점점 붓고 붉어진다

  •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거나 통증이 심해진다

  • 상처에서 고름이나 분비물이 나온다

  • 주변 피부에 열감이 있다

  • 손가락이나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하다

  • 열이 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특히 손과 손가락의 교상은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손에는 힘줄과 관절, 신경 등의 구조물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겉에서는 작은 이빨 자국만 보여도 깊은 곳까지 손상이 이어졌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항생제를 먹었는데도 계속 고름이 나온 사례

70대 환자분이 내원 3주 전 집에서 키우던 개에게 엄지손가락을 물린 뒤 다른 의료기관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고름이 계속 나왔고 통증도 좋아지지 않아 내원하셨습니다.

처음 확인했을 때 엄지손가락 마디는 상당히 부어 있었고 피부도 붉게 변해 있었습니다. 내부에 고름이 차 있어 조금만 압박해도 통증이 매우 심한 상태였습니다.

겉에서 보이는 상처는 크지 않았습니다.

작게 남아 있는 상처가 개의 이빨이 들어갔던 위치로 추정됐지만, 실제 문제는 피부 표면보다 안쪽에 있었습니다.

MRI 검사에서는 다행히 당시 뼈까지 감염이 진행된 소견은 보이지 않았지만, 힘줄 주변으로 고름이 모여 있는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항생제만 계속 투여하기보다 고름이 고여 있는 공간을 직접 치료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수술을 통해 고름을 배출하고 감염으로 손상된 조직과 괴사조직을 제거한 뒤 충분히 세척했습니다.

De-identified clinical image

일반적인 피부 감염과 항생제 선택이 달라야 합니다.

개에게 물린 상처가 감염됐다고 해서 일반적인 피부 연조직 감염에서 흔히 1차적으로 사용하는 1세대 세팔로스포린(예: cephalexin, cefazolin)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한 치료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개 물림 감염에서는 포도알균이나 사슬알균뿐 아니라 Pasteurella 균종과 여러 혐기성균이 함께 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Pasteurella는 개와 고양이의 구강에 존재하며 동물 교상 후 감염에서 중요한 원인균 중 하나입니다.

IDSA의 피부·연조직 감염 진료지침에서는 감염된 동물 교상에 대해 호기성균과 혐기성균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항생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며, 대표적인 경구 1차 치료제로 amoxicillin/clavulanate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팔로스포린을 대안으로 사용할 때도 cefuroxime과 같은 2세대 또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을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metronidazole 또는 clindamycin을 추가해 혐기성균을 보완하도록 권고합니다.

실제 개·고양이 교상 감염의 세균 분포를 조사한 연구에서도 Pasteurella 균종은 동물 교상 감염에서 흔하게 확인됐으며, 1세대 세팔로스포린은 Pasteurella에 대한 시험관 내 활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Pasteurella가 검출된 환자 가운데 1세대 세팔로스포린 단독 치료가 실패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개 물림 상처에서는 단순히 ‘피부 감염이니 세팔로스포린을 사용한다’고 접근하기보다, 동물 구강에 존재하는 균과 혐기성균까지 고려해 항생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현재 여러 진료지침에서 가장 대표적인 1차 경구 치료제로 amoxicillin/clavulanate를 권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의 수술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수술 이후에도 정맥 항생제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염증수치와 실제 상처 상태가 기대만큼 빠르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첫 수술 약 1주일 뒤 다시 같은 방법으로 두 번째 수술을 시행해 남아 있는 감염 조직을 정리했습니다.

이후 다시 약 1주일 동안 정맥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 뒤에야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퇴원 후에는 경구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약 1주일 간격으로 외래에서 상처와 염증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첫 수술 후 3주, 4주가 지나면서 상처는 점차 안정됐고, 첫 번째 수술을 시행한 지 약 한 달 뒤 상처 치료를 마치고 염증수치가 정상화된 것을 확인한 뒤 항생제를 중단할 수 있었습니다.

상처가 아문 뒤에도 해당 부위의 통증이나 불편감은 어느 정도 남아 있을 수 있어 경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했습니다.

수술 후 1개월수술 전수술 전수술 후 1개월
수술 및 정맥 항생제 치료를 통해 감염소견이 사라진 상태로 회복되었습니다.

왜 작은 이빨 자국인데 감염이 깊어질까요?

칼에 베인 상처와 개에게 물린 상처는 생기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개에게 물리면 이빨이 피부를 눌러 찢거나 작은 구멍을 만들면서 안쪽 조직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물의 구강에 존재하던 세균도 함께 조직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겉의 상처가 작다고 해서 반드시 가벼운 상처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손가락처럼 관절과 힘줄이 가까이 있는 곳을 깊게 물렸다면 상처의 깊이와 움직임, 감각, 염증 범위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처에서 고름이나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균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항생제 선택에 참고하기도 합니다.

개에 물린 직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부가 찢어졌다면 우선 상처를 충분히 씻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관리청은 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퀸 상처를 가능한 한 즉시 비눗물로 씻은 뒤 흐르는 물로 15분 이상 세척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상처의 위치와 깊이, 출혈 여부, 동물의 상태 등을 고려해 의료기관에서 추가 처치가 필요한지 판단합니다.

파상풍 예방접종 상태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견병 노출 후 예방조치가 필요한지는 모든 개 물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었던 동물의 종류와 건강 상태, 예방접종 여부, 교상이 발생한 지역과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국내에서는 사람 공수병 환자가 2005년 이후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야생동물에게 물렸거나 동물의 상태를 알 수 없는 경우, 해외 광견병 위험지역에서 교상을 입었다면 노출 후 예방조치가 필요한지 의료기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고름이 나오고 있다면 미루지 마세요

개에게 물린 뒤 바로 생긴 가벼운 통증이나 붓기와 달리 며칠이 지나면서 통증과 붓기가 심해지고 고름까지 나온다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시점입니다.

특히 손가락이나 손을 물렸거나 관절을 움직이기 어렵고,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는데도 1~2일 사이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다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모든 개 물림이 수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농양이 형성되거나 힘줄·관절·뼈 주변까지 염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와 함께 고름을 배출하거나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상처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통증과 붓기, 고름, 움직임의 변화입니다.

개에 물린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상처가 저절로 마르기를 기다리기보다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현재 감염 범위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개 물림 상처에 대한 일반적인 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상처의 깊이와 위치, 기저질환, 동물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댓글 0

댓글

이 증례에서 궁금한 점이나 의견을 남겨주세요. 작성한 댓글은 바로 공개됩니다.